광복 70년에 만난 우리 땅 '독도'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포항여객선터미널 앞 광장에는 광복70년, 독도에서 태권도 퍼포먼스가 예정된 국기원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원 70명이 태극기를 흔들며‘독도는 우리 땅’노래를 합창하고 있었다.
연일 수은주 36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대구 등 경북 지방에는 38도의 유례없는 더위가 찾아왔다. 혹자는 이런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계곡에 휴가를 갔으면 좋으련만 폭염 속에 ‘왠 섬 여행’이냐고 의아해 한다.
섬으로 가는 여객선에 올라서면 코발트빛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되고 먹이를 찾아 날아드는 갈매기가 한 폭의 동양화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된다.
잠시나마 일상을 잊고 나만의 자아를 찾아서 떠나는 조용한 움직임 이것이 섬 여행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평소 섬을 좋아하는 나는 올 여름 휴가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섬을 택했다.
그 것도 광복 70년을 맞아 울릉도, 독도 여행을 준비한 것이다.
2015. 8. 13. 섬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섬으로’회원 15명과 함께 3박 4일의 일정으로 울릉도, 독도 여행길에 올랐다.
일행을 태운 고속여객선 ‘선플라워호’는 포항항을 출발한 지 3시간 30분 만에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했다. 도동항에는 광복70년을 알리는 현수막과 태극기 물결로 장관을 이루고, 나는 벅찬 가슴을 안고 울릉도의 첫발을 내딛었다.
울릉도는 면적 72.56㎢, 인구 1만 316명(2015)이다. 독도와는 92km 떨어져 있고 오각형 형태의 섬으로 동서길이 10km, 남북길이 9.5km, 해안선 길이는 56.5km에 이른다.
512년(신라 지증왕 13) 신라의 이사부가 독립국인 우산국을 점령한 뒤 우릉도(羽陵島)·무릉도(武陵島) 등으로 불리다가 1915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고 경상북도에 편입되었다.
섬 전체가 화산작용에 의해 형성된 종상화산(鐘狀火山)으로, 지질은 조면암·안산암·현무암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섬 전체가 풍광이 뛰어나다.
울릉도에는 항구가 2개가 있는데 도동항은 주로 여객선이 이용하고, 저동항에는 고깃배와 독도,죽도 등을 운항하는 유람선이 있다.
우리 일행은 저동항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치고 울릉도 순환도로 미개통지역인 내수전 전망대를 거쳐 석포옛길을 따라 울릉도 동쪽 해안 산길을 약8km 걸어 관음도에 도착했다. 관음도는 울릉도 부속섬으로 무인도지만 다리가 놓여 걸어서 갈 수 있다. 관음도 쌍굴은 삼선암과 코끼리바위와 더불어 울릉도 3대 절경 중에 하나로 경치가 무척 아름답다. 특히 관음도 가는 길에서 바라보는 삼선암의 석양은 울릉도 여행의 백미라 아니할 수 없다.
울릉도 여행 동안 길 안내를 해 준 K형이 들려준 삼선암의 전설은 참 신기했다. 먼 옛날 하늘나라의 세 선녀가 울릉도에 내려와 목욕을 하곤 했는데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옥황상제가 그녀들을 걱정하여 장수를 딸려 내려 보냈다한다. 하지만 그 중 막내 선녀가 장수와 연분이 나자 결국 이를 안 옥황상제가 격노하여 세 선녀를 바위로 만들어 버렸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울릉도의 바다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 두 언니 바위에는 풀이 나고 막내 바위는 풀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막내 선녀에 대한 옥황상제의 저주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비로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최고의 절경인 삼선암, 울릉도 여행 시 꼭 둘러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삼선암을 뒤로 한 채 우리 일행은 K형의 집으로 향했다. 그는 부산에서 소위잘나가던 건축사였고 부인은 성악가이다. 절경에 반해 울릉도에 터전을 잡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동호회에서 만났지만 친형님처럼 따뜻한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K형의 집은 울릉도의 속살이라 할 수 있는 북면에 위치해 있다.
부부의 인상처럼 소담하고 정결한 이쁜 정원이 있는 집이다. 정원 잔디밭에 누워서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은 감히 무엇이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K형이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다음날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예림원으로 갔다. 예림원은 울릉도에서 해양경찰관으로 근무하던 사람이 퇴직 후 10여년 간 가꾼 울릉도 유일의 수목원이다. 직접 조각한 수천 여점의 작품과 분재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1,200년이 된 주몽나무는 예림원의 자랑거리다.
예림원에서 자동차로 15분을 달리니 넓은 평야가 보였다. '나리분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화산분화구에 물이 안 고이고 흙으로 메꾸어진 지형으로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다. 쉽게 말하자면 백두산 천지와 같은 분화구인데 물 대신 흙으로 메꾸어져 울릉도 유일하게 평야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일행은 나리분지에 차를 주차시키고 신령수 숲길을 거쳐 성인봉(984m) 등산길에 올랐다. 산이 높고 유하게 생겨서 성인들이 노는 장소와 같다 하여 성인봉으로 불렀다 한다. 성인봉 등반의 매력은 원시림 사이로 이어지는 산길과 길 옆으로 펼쳐진 특종식물, 산 정상에서 사방으로 보이는 망망대해라고 할 수 있다.
성인봉 등반을 마치고 울릉도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는 따개비 칼국수로 점심식사를 했다. 따개비 특유의 시원한 국물 맛에 쫄깃한 면발 그 맛이 단연 일품이었다.
오후 일정은 바빴다. 통구미 마을과 거북바위를 거쳐 향한 곳은 태하의 산과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태하등대이다. 1분당 50m의 속도로 운행하는 관광 모노레일을 6분 정도 타고 내려 걸어서 정상을 향할 때는 기암괴석과 향나무의 은은한 향내음을 맡으며 초록숲을 지난다. 울릉도 여행의 또 다른 모습이다. 태하 등대에서 바라보는 대풍감은 우리나라 10대 비경 중에 하나로 배가 본토로 부는 바람을 기다리던 절벽이란 의미로 대풍감 주상절리에는 향나무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고 천연기념물 제49호로 지정되어 있다.
울릉도는 하나의 거대한 보석이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추산, 천부, 석포, 와달리 옛길, 내수전을 걸으며 모두가 깊은 감동을 받았다. 특히 와달리 옛길의 아름다움은 세계적인 트레킹 코스로 꼽힐 만한 곳이다.
흔히 울릉도를 식물의 갈라파고스 또는 환상의 섬이라 하듯이, 숨은 비경과 자연의 신비가 숨막히게 전개되고 육지에서 경험하지 못한 천혜의 세계로 들어온, 가슴이 요동치는 느낌을 실감하였다.
"광복 70년 만세, 경찰 70년 만세, 대한민국 만세, 국립경찰 만세"
나는 대형 태극기를 양손에 들고 만세를 외치고 있다. 그때였다 하늘에서 참수리 수백 마리가 날아와 내 위를 맴돌고 있다.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제자리에서 점프를 했다. 나는 하늘을 날며 참수리가 되었다. 꿈이었다.
2015. 8. 15. 드디어 광복 70년이 되는 날이 밝았다. 독도 입도는 삼대가 복 받아야 입도 할 수 있다는데, 아침부터 예감이 좋았다. 우리 일행이 승선한 독도행 여객선 '썬라이즈호'가 독도에 가까워지자 '오늘 기상이 좋아 독도 접안이 가능하다'는 선장의 멘트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어젯밤 꿈이 적중한 것이다.
독도는 독섬이라고도 하며, 면적은 18만 7,554㎡이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 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동도(東島)·서도(西島) 및 그 주변에 흩어져 있는 89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화산섬이다.
배가 독도에 접안하자 독도경비대원들이 배를 향하여 거수경례를 하였다.
순간 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대한민국 동쪽 끝 우리 땅 독도를 지키고 있는 동료 경찰관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나는 한 손에 태극기를 다른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배에서 내려 독도에 첫발을 내딛었다. 내 생애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다. 광복 70년에 만난 우리나라 땅 '독도' 벅찬 가슴으로 땅에 입맞춤 하였다.
잠시 후 이틀 전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보았던 국기원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원이 광복 70년 독도에서 펼치는 태권도 퍼포먼스는 감동 그 자체였다.
일체감 있는 동작도 동작이지만 우리나라 최동단 섬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종의 메시지였다.
독도경비대원들의 늠름한 모습, 태권도 시범단원들의 멋진 퍼포먼스가 잘 어우러져 독도는 영원히 우리나라 땅으로 지켜질 것이 틀림없다.
광복 70년, 창경 70년에 즈음하여 우리나라 땅 '독도'에서 나는 외쳤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경찰 만세~,
올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광복 70년, 창경 70년에 만난 우리 땅 '독도'는 29년 경찰관 생활을 하면서 나에게는 초임 시절과 같은 사명감과 자부심을 일깨워 준 좋은 계기가 되었다.
정말 뜻 깊은 휴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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